<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 16. 독서

chillax | 2024.05.09 10:56:06 댓글: 0 조회: 103 추천: 0
분류교양서적 https://life.moyiza.kr/fiction/4567165

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 16



인생은 짧고

시간과 힘은 한정돼 있다
[독서]






“책을 읽는 시간도 함께 살 수 있다면 책을 사는 것은 좋은 일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사람들은 대체로 책을 구입하는 것과 그 책의 내용을 자기 것으로 만드는 것을 혼돈한다.”

쇼펜하우어는 행복을 위한 필수 조건으로 교양을 꼽았다. 그는 교양을 쌓기 위한 독서가 가치있는 이유를 이렇게 말한다.


우리의 행복이 주머니에 무엇이 들어 있냐 하는 것보다는 머릿속에 무엇이 들어 있느냐 하는 것에 달려 있다.”


끝없는 의욕의 고통으로부터 벗어나는 길은 인생에 대한 지적 관조와 독서를 통한 위대한 사상가와의 대화다. 철학자는 사물을 지적인 대상으로 보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이기적인 욕망에 갇혀 왜곡된 시각으로 본다. 쇼펜하우어는 사유의 힘을 키울 수 있는 방법으로 독서를 권했다.

먹은 것이 육체가 되고 읽은 것이 정신이 되어 현재의 자신이 된다.”


철학적으로 향유하려면 사고하는 근육을 키워야 한다. 그런데 독자적인 사유에 필요한 독서의 방향이 다르면 이득보다 해악이 많다. 쇼펜하우어는 독서의 장점과 단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양서를 읽기 위한

세 가지 조건


최근 우리는 발전한 인공 지능에 생각하는 것까지 맡기고 있다. 키워드 몇 개만 입력하면 정보를 요약해 주고, 해결책도 알려 주는 장점이 반대로 우리의 독자적인 사고력을 잃게 만든다.

과거의 독일이나 오늘날 우리나라에서나 통찰이 없이 지식만 얻으려고 하는 것은 마찬가지인 듯하다. 쇼펜하우어가 살던 그 당시 학교에서는 철학을 가르치기보다는 돈이 되는 지식을 가르쳤다. 그는 명성과 겉모습을 위해 대충 요약한 내용만 암기한 후 현명한 척하는 잘못된 세태를 비판했다.

자신의 생각이 부족한 상태에서 남의 책을 읽는 것은 위험하다. 남의 글을 읽으면서 남의 생각을 그대로 따라 하기 때문에 그 사람이 걸어간 사유의 길에 익숙해지기 때문이다. 스스로 생각하지않는 편안함으로 하루 종일 책을 읽는다면 자신의 사유의 공간은 점점 사라진다. 이런 점에서 쇼펜하우어가 권하는 독서법은 현재에도 유효하다고 할 수 있다.


첫째, 고전을 읽을 것을 권하다.

위대한 작가의 저술은 읽지 않고 책에 대한 소개서나 리뷰를 읽는 데 만족한다. 위대한 정신이 담긴 내용보다는 잡답이나 가볍게 정리한 글들을 더 선호하는데, 위대한 정신의 소유자가 쓴 작품을 읽어야 된다.


둘째, 두 번을 읽을 것을 권한다.

중요한 책은 무엇이든 즉시 두 번 읽는 것이 좋다. 그래야 사물의 맹락을 보다 잘 파악할 수 있다. 그리고 끝을 알고 있으면 처음 부분을 비로소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 “작품이란 어떤 정신의 진수인데 몇 천 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는 정신의 위대함을 경험함으로써 정신적인 교양이 높아져야 독서를 통해서 큰 즐거움을 얻게 된다. 쇼펜하우어는 말했다.

반복은 연구의 어머니다.”

셋째, 악서를 피하라.

쇼펜하우어가 자칭하는 악서는 단지 돈을 벌기 위해서 쓴 책이다. 많은 사람이 글을 써서 돈을 벌려고 한다. 대중은 어리석게도 그런 글을 읽는다. 사물 자체에 대한 생각을 다룬 극소수의 책을 읽어야 한다. 직접 사물들을 생각하며 글을 쓰는 사람들의 작품이 영원한 생명과 불멸의 명성을 갖는다. 또한 베껴 쓴 글이나 편찬한 글도 경계해야 된다. 쓰는 이와 읽는 이의 관계를 쇼펜하우어는 이렇게 비유했다.


책에만 매달리는 평범한 철학자와 스스로 사고하는 사람의 관계는 역사 연구가와 목격자의 관계와 같다. 독자적 사고를 하는 사람은 사물에 대해 자신이 직접 파악한 것을 말한다.”



군주처럼

사유하라


40대는 책을 가장 많이 읽을 시기다. 학창 시절에는 학점을 받기 위해 전공에 맞춘 독서를 하느라 폭이 좁았다면, 40대에는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가 넓어지면서 관심의 분야도 다양해진다. 또한 자신이 좋아하는 주제가 좀 더 분명해지면서 집중적으로 독서하는 일이 많아진다. 예전에는 몰랐던 나의 적성이나 취향, 성향을 더 잘 알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그런 관심에 따라 책을 선택한다.

각자의 관심과 필요에 따라 독서를 할 때 많이 읽는다고 좋은 것은 아니다. 아무리 많은 지식도 숙고한 지식만큼의 가치는 없다. 많은 독서는 독자적인 사고를 하는 데 방해가 된다. 많이 읽을수록 자기 스스로 사고하는 힘은 줄어들기 때문이다. 쇼펜하우어는 이렇게 표현했다.


책을 많이 읽는 사람은 남이 먹다 남긴 음식을 먹는 것과 남이 입다 버린 옷을 입는 사람에 불과하다.”

독서를 해서 오히려 남의 생각에 끌려다니면 스스로 생각하는 능력을 잃게 된다. 따라서 자신의 사고의 샘이 막혀 버렸을 때만 독서를 해야 된다. 독서보다 독자적 사고가 훨씬 더 가치가 있다. 독자적인 사고 없이 남이 모은 견해를 받아들이는 것은 진리가 아니다. 쇼펜하우어는 사유 없는 다독을 경계했다.


독서란 자기 스스로 생각하지 않고 다른 사람이 대신 생각해 주는 것이다.”


독서는 다른 사람의 사유의 공간에서, 그들의 사고 틀 안에서 함께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나 남의 것이 나의 것으로 스스로 소화되는 것은 아니다. 소화불량에 걸리면 멍하게 시간만 낭비하게 된다. 편하게 남의 힘으로 지내는 사람은 스스로 설 힘을 잃게 된다. 남의 책을 지나치게 많이 읽는 것은 나의 정신을 마비시키는 독과 같다.

독자적인 사유를 하는 사람은 군주처럼 스스로 직접 판단을 내린다. 그들이 제시하는 의견은 모두 그들 스스로 사고하여 얻은 결과다. 진정으로 독자적인 사고를 하는 사람은 이런 점에서 군주와 같다. 그는 모든 일을 직접 결정하며 자신을 넘어서는 아무도 인정하지 않는다. 마치 군주의 결정이 자신의 절대적 권력에서 유래하는 것처럼 자기 자신에게서 직접 출발한다. 군주가 타인의 명령을 인정하지 않는 것처럼 독자적 사고를 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의 권위를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렇듯 온갖 종류의 권위와 편견에 사로 잡혀서는 안 된다. 잘못된 독서는 이런 외부의 권위에 의존하게 만들 수 있다.

지상에서 가장 큰 행복은 자신의 정신에서 열매를 맺는 것이다. 진정한 사상가는 무엇보다 자기 자신을 위해 생각한 것만 진정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독자적 사고를 하는 사람은 철학자로서 그들의 삶의 즐거움과 행복은 사유에 있다.

쇼펜하우어는 자신의 생각을 영글게 하는 건 다독이 아니라 숙독이며, 독서를 통해 받아들인 타인의 사상을 자신의 사상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오랜 사색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너무 많이 먹으면 영양 과잉이 되듯이 책을 많이 읽을수록 독자적인 사고가 줄어들 수 있다. 되새김이 전혀 없다면 남이 간 길을 그대로 따라 걷는 것과 같다. 더구나 좋은 책을 읽는다고 해서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방법을 쉽게 획득하는 것은 아니다. 절제하는 독서법이 필요하다.




책으로 그 사람이 걸어간 길은 알 수 있다.

하지만 그가 길을 걸으며 무엇을 봤는지 알기 위해서는

자기 자신의 눈으로 봐야 한다.



[Epilogue]

* 먹은 것이 육체가 되고 읽은 것이 정신이 되어 현재의 자신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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